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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AI 시대, 평가 패러다임의 대전환 -'정답'에서 '질문과 과정'으로 (우호성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대학원 에듀테크학과 부교수)

작성자
에듀테크학과
조회수
39
등록일
2026.03.30
수정일
2026.03.30

[편집자 주] 이번 3월호 이슈 특집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AI 윤리교육의 방향”을 주제로 구성했습니다. 생성형 AI와 디지털 플랫폼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학생들은 과제 작성과 정보 탐색 등 학습 전 과정에서 AI를 자연스럽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는 온라인 시험 및 과제 수행등 학습 과정에서 AI를 활용한 부정행위 사례가 잇따라 적발되면서, AI 시대의 학습 윤리는 중요한 사회적 논의 주제로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현재 대응과 학습 윤리를 체계적으로 다루는 교육은 아직 충분히 자리 잡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이번 특집에서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AI를 책임 있게 활용할 수 있도록 AI 윤리교육의 내용과 구조, 국내외 정책 동향, 학교 현장의 수업 및 평가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학생들이 AI를 잘 활용하는 능력과 학습 윤리 및 디지털 시민성을 함께 기를 수 있도록 학교 교육과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본 기사에서는 우호성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대학원 에듀테크학과 부교수께서 ‘AI 시대, 평가 패러다임의 대전환 -'정답'에서 '질문과 과정'으로-’라는 주제로 기고해 주셨습니다.

  

  전통적인 교육은 오랫동안 정해진 정답을 얼마나 정확히 알고 있는지를 측정해 왔다. 그러나 생성형 AI의 등장은 이러한 평가 방식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암기한 지식을 얼마나 잘 재현하는지를 묻는 시험과 결과물 중심의 평가는 이제 존립 자체를 고민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부분의 질문에 즉각적이고 그럴듯한 답을 제시한다. 이로 인해 지식 암기 위주의 시험이나 형식적인 보고서는 AI 앞에서 무력해질 수밖에 없다.

  이제 '얼마나 많이 아는가'라는 질문만으로는 학습자의 진정한 역량을 가늠하기 어려운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교수자들은 근본적인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부정행위를 어떻게 적발할 것인가라는 사후적 대응을 넘어, '우리는 무엇을 평가하려 하는가'라는 본질적인 물음이다. 이제 교육에서 주목해야 할 역량은 단순히 정답을 맞히는 능력이 아니다. 좋은 질문을 던지는 능력, 문제 해결의 경로를 설계하는 능력, 그리고 AI와 협업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 핵심 역량으로 부상하고 있다. 평가의 중심축은 ‘무엇(What)을 아는가’에서 ‘AI와 함께 무엇을 어떻게(How) 할 수 있는가’로 분명히 이동하고 있다.

  오늘날 생성형 AI는 학습의 지형도 자체를 바꾸고 있다. 학생들은 AI의 도움을 받아 짧은 시간 안에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나 결과물만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그것이 학습자의 실제 사고와 학습 과정을 반영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AI가 작성한 에세이를 학습 성과로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AI 사용을 전면 금지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이는 지속 가능한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이미 일상 깊숙이 스며든 AI를 교실 안팎에서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오히려 학생들이 AI를 숨겨서 활용하게 만드는 부작용만 키울 수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금지가 아니라 공존의 관점에서 평가 환경을 재설계하는 일이다. AI를 단순한 답변 생성 도구로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정보를 편집하고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맥락 속에서 재구성하는 능력을 핵심 역량으로 재정의하는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

"무력해진 결과물 평가, 금지보다 공존으로"

  평가 혁신의 첫 번째 전략은 평가의 무게중심을 결과물에서 과정으로 옮기는 것이다. AI가 결과물을 순식간에 만들어낼 수 있다면, 교육은 인간만이 보여줄 수 있는 학습의 여정에 주목해야 한다. 최종 제출물만을 확인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그 결과에 이르기까지의 사고의 흔적과 탐색 과정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

  필자는 최근 AI 활용을 전제로 하되, 평가 방식을 과정 중심으로 전환해 보았다. 학생들에게 AI 답변의 출처를 명확히 밝히도록 하고, AI의 응답 중 자신의 관점과 일치하거나 상충하는 부분, 타당하거나 오류가 있는 내용을 분석해 비판적으로 서술하도록 했다. 또한 단일 질문에 그치지 않고, AI의 답변을 바탕으로 어떤 방식으로 재질문하며 결과의 질을 개선했는지 그 상호작용 과정을 설명하게 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방법으로 학습 포트폴리오의 활용이 중요하다. 학생과 AI가 주고받은 프롬프트 기록, 수정 이력, 성찰 일지 등을 통해 교수자는 학습자의 사고 흐름과 판단 과정을 보다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더불어 대면 평가 유형을 확대해 구술시험, 발표 등을 병행한다면, AI가 대신할 수 없는 실시간 소통 능력과 이해 수준을 효과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사고의 흔적 및 탐색 과정 함께 평가해

실시간 소통 능력과 이해 수준 확인해야"

  두 번째 전략은 과제 자체를 AI가 단독으로 해결하기 어렵게 설계하고, 평가 기준인 루브릭을 다각적으로 설계하는 것이다. 학생 개인의 경험과 관점이 자연스럽게 드러나야 하는 맥락 중심 과제가 핵심이 된다. AI는 보편적 지식과 일반적인 설명에는 능숙하지만, 개인의 삶과 경험이 반영된 고유한 해석과 판단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분명한 한계를 지닌다. 평가 기준 역시 지식의 정확성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창의성, 공감 능력, 협업 역량 등 인간 고유의 역량과 AI 활용 역량을 반영한 루브릭이 함께 설계되어야 한다. 

  더불어, 동료평가나 서술형 피드백을 활용한 다면적 평가는 학생들이 AI가 대신할 수 없는 영역에서 자신의 역량을 드러낼 수 있도록 돕는다.

"개인의 경험과 관점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맥락 중심 과제가 핵심"

  이제 AI는 평가의 적이 아니라 교육의 파트너다. AI를 활용한 형성 평가를 통해 학습자에게 실시간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으며, AI가 단순 채점과 데이터 분석을 담당하는 동안 교수자는 평가자에서 학습 설계자이자 촉진자로 역할을 전환할 수 있다.

  교수자는 본질적인 교육 설계와 개별 학습자 지도에 집중하며, 학생들이 AI를 책임 있고 윤리적으로 활용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AI 활용 태도와 윤리적 책임감을 평가 요소로 포함하는 것 역시 디지털 시민성을 기르는 중요한 교육적 시도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변화가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지원도 필수적이다. AI 활용 범위와 평가 방식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평가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인프라가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결국 평가는 더 이상 학생을 줄 세우기 위한 선발의 도구가 아니라, 성장을 돕는 나침반이 되어야 한다. AI는 교육의 적이 아니라 학습자의 잠재력을 촉진하는 파트너이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차원적 사고와 창조적 협업에 집중하도록 평가를 재편할 때, 교육은 비로소 배움을 이끄는 본연의 역할을 되찾게 될 것이다.

- 우호성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대학원 에듀테크학과 부교수


기사 원문 : (4) : AI 시대, 평가 패러다임의 대전환 -'정답'에서 '질문과 과정'으로-(우호성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대학원 에듀테크학과 부교수) 

출처 : 교육신문 2026.03.1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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